1. 정의

1970년 Master와 Johnson박사가 처음으로 조루증을 질병으로 규정한 이래, 여러 학자나 학회에 의해 다양한 정의가 이루어졌습니다.
다양한 정의가 있다는 것은 조루증을 명확히 정의 내리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질내 삽입 후 몇(?)분 이내' 라는 등으로 누구나 알기 쉽게 정의 내리면 편리하겠으나, 조루증은 그렇게 간단히 정의할 수 없습니다. 사정조절능력, 파트너의 만족도 등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또한 최근 성활동 정도, 성행위시 상황, 파트너가 누구인가 등에 따라 흥분 정도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에도 유의해야 합니다.

몇몇 정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Master & Johnson(1970) : 성관계 중 적어도 반수에서 질내 삽입하여 파트너를 만족시킬 정도로 오랫동안 사정을 조절할 수 없는 경우

• 미국정신과학회(1987) : 자신이 원하기 전, 질내 삽입 전, 중 또는 직후에 최소의 자극으로도 사정이 일어나는 사례가 지속적이거나 재발되는 경우

• Kaplan WHO(1989) : 자기 뜻대로 사정을 조절할 능력이 부족하여 스스로 원하기 전에 클라이맥스에 도달해 버리는 경우

• Ertekin(1995) : 성관계 중 적어도 50%에서 파트너를 만족시킬 정도로 충분히 사정을 조절할 `수 없는 경우

2. 증상

앞에 적은 조루증의 [정의]가 바로 증상을 설명한 것입니다.

3. 원인,병태 생리

조루증은 일차적 조루증과 이차적 조루증으로 분류합니다. 일차적 조루증은 첫 성관계부터 내내 조루증이 있었던 경우를 말하고, 이차적 조루증은 이전에는 성관계에 문제가 없었으나 조루증이 생긴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차적 조루증은 그동안 주로 정신적 원인에 의한 것으로 설명되어 왔으나, 최근에 이르러 신체적 원인에 의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신과적으로는 어릴 때 부모로부터 받은 깊은 심리적 상처로부터 조루증이 비롯된다고 합니다. 즉 심리적 상처가 평생토록 여성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어른이 되어서도 무의식적으로 성생활과 사랑에 대해 깊은 죄의식과 갈등을 갖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정신적 배경을 가진 남성에서 조루증이 나타나고, 그 남성은 조루증으로 여성이 성적 쾌락을 즐기는 것을 방해하거나 섹스에 대해 자기 스스로를 벌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조루증에 대한 하나의 정신과적 설명일 뿐, 모든 조루증 환자가 이러한 정신적 배경을 갖고 있다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명확히 성과 관련된 신경증을 갖고 있는 환자는 조루증 환자의 극히 일부이고, 대부분의 조루증환자는 신경증이나 인격장애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자신이 조루증으로 파트너에게 절망감과 실망을 안겨준 것에 대해 크게 괴로워 합니다.
신체적 원인으로는 조루증환자의 음경 귀두부가 보통 남성에 비해 민감하므로 쉽게 흥분한다는 주장이 있으나, 민감도에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그 외 사정을 일으키는 신경회로와 이와 관련된 신경전달과정의 이상이 조루증의 원인일 것으로 추정되나, 이를 구체적으로 증명할 만한 연구 결과는 아직 없습니다.
이차적 조루증은 앞에 설명한 원인 이외에 발기부전이 생긴 후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전립선염, 요도염, 신경 손상, 신경염, 알콜 중독, 당뇨병 등의 신체적 원인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4. 진단

'질내 삽입 후 사정까지의 시간'으로 조루증을 정의하면 진단이 간편하겠으나, 조루증의 [정의]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조루증을 시간의 개념으로만 정의하는데는 여러 문제점이 있습니다. 즉 질내 삽입전 또는 직후 곧 사정하는 경우는 조루증으로 즉각 진단할 수 있으나, 그 외의 경우는 성관계시 신체적 및 감정적 조건, 주위 환경 등을 함께 고려하여 진단합니다.
먼저 환자 자신이 표현하는 성기능에 대한 자각적 평가를 들은 후, 이를 설문지와 전문의의 문진으로 보완하여 객관적으로 환자의 조루증을 진단합니다.
음경 귀두부의 민감도를 측정하기 위한 신경검사가 실시되기도 합니다.
이차적 조루증(평생 조루증이 있었던 경우가 아니라, 이전에는 성관계에 문제가 없었으나 조루증이 생긴 경우)에서는 발기부전이 그 원인인지를 정확히 진단해야 합니다. 그외 전립선염, 요도염, 신경 손상, 신경염, 알콜 중독, 당뇨병 등의 신체적 원인들이 있는지 검사하여야 합니다.

5. 경과,예후

조루증은 치료 없이는 나아질 수 없는 병입니다. 조루증은 남성의 성기능 이상 중에서 가장 흔한 병입니다. 연령과 관계없이 30~50%의 남성이 조루증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조루증을 치료하러 병원을 찾는 남성은 이중 일부에 불과합니다.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마는 우리나라의 가부장적 권위주의가 큰 이유일 것입니다. 성생활의 즐거움에서 여성을 무시하는 남성들의 배타적 이기심이 조루증을 심각한 자신의 병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파트너로부터 지속적인 유언무언의 불만이 표출되기 전까지는 조루증을 심각히 생각하지 않는 남성들이 많습니다.
이차적 조루증 중 선행 원인이 분명한 경우는 선행원인이 치료되면 조루증도 저절로 치료될 수 있습니다.

6. 합병증

조루증을 심각히 생각하지 않고 치료하지 않는다면, 심각한 부부간의 갈등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조루증을 심각히 인정하면서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증세는 더욱 악화될 수 있으며, 가부장으로서의 권위 손상과 아울러 일반적 사회생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7. 치료

조루증이라 진단할 수 없는, 미혼의 젊은 남성이 겪는 조루에는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습니다. 혈기왕성한 젊은이에게 충분히 올 수 있는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발기부전이 선행원인인 이차적 조루증의 치료는 발기부전을 치료하면 조루증은 저절로 회복될 수 있습니다. 그외 이차적 조루증도 전립선염, 요도염, 신경 손상, 신경염, 알콜 중독, 당뇨병 등의 선행 원인들을 치료하면 조루증은 치료됩니다.
최근 복용약인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약물'들이 효과적으로 사정시간을 지연한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중요한 조루증 치료법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 약물을 '필요 당일' '성생활 몇 시간 전'에만 복용하면 되는 편리한 치료방법으로 발전되면서 더욱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이 치료법은 필요당일만 복용하면 되므로 약물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고, 경제적이고,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70-80%의 높은 성공률을 보이나, 최근에 개발된 치료법이라서 아직 장기간 치료 효과는 두고 보아야 합니다.
음경에 발라 음경의 감각을 무디게 하는 여러 '연고'들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이들 연고들은 생약, 국소마취제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음경의 감각을 무디게 하므로 성감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최근 음경의 감각신경(배부신경)을 절단하는 수술이 제한된 의사들에 의해 시행되고 있으나, 실험적 방법입니다. 아직 수술 장기간 경과 후의 결과를 두고 보아야 합니다.
조루증을 정신과적인 문제로 다루었던 종래에는 정신과적 치료법인 행동치료법들이 주로 시행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행동치료법들은 초기에는 60~95%의 성공률을 보이나, 3년 후에는 25%로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행동치료법의 대표적 방법으로는 1955년 비뇨기과의사인 Semans에 의해 처음 소개된 'stop-start technique'('정지-시작법')가 있습니다. 'stop-start technique'에는 개인훈련법과 남녀가 함께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개인훈련법은 음경을 자신의 손으로 자극하고 절정감을 느꼈을 때 자극을 정지하는 노력을 반복 훈련하는 것입니다. 즉 사정직전의 절정감에 도달했을 때 자극을 중단하고 수초간 기다립니다. 발기가 소실될 만큼 길어서는 안되지만 흥분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상태까지 기다린 다음 다시 자극을 시작합니다. 이런 과정을 3회 반복한 다음 4번째는 사정하도록 합니다. 사정조절능력을 어느정도 갖기 시작하고 절정감 직전의 감각에 익숙해질때까지 2-3일마다 이런 훈련을 반복합니다. 성치료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행동치료법을 다양하게 응용하고 있습니다.

8. 예방법

성생활 때 너무 긴장하면 조루가 되기 쉽습니다. 더욱이 조루를 경험한 후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더욱 더 사정이 빨라지게 됩니다. 남성들은 누구나 조루를 경험할 수 있으므로 한두번의 조루에 심각해질 필요는 없습니다.

9. 이럴땐 의사에게

조루증의 [정의]에 맞는 조루증이라면 치료가 필요합니다. 파트너가 조루증에 관대하더라도 조루증이 치료되는 것은 아닙니다. 조루증을 심각히 생각하지 않고 치료하지 않는다면, 심각한 부부 갈등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조루증을 심각히 인정하면서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증세는 더욱 악화될 수 있으며, 가부장으로서의 권위 손상과 아울러 일반적 사회생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합니다.